중개인 몰래 하는 직거래

87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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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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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몰래하는 직거래.


부동산의 업무라는게 그렇다. 건물주들이 직접 올린 광고를 보고 매물을 확보 하고 찾는 손님들에게 안내를 하고 매칭을 시킨다. 그렇게 계약이 성사되면 수수료를 먹는거다. 그 외에 매물을 확보하는 방법은 참 많지만 나도 요새 귀차니즘에 빠져서 일도 잘 안하고 오늘의 주제는 그게 아니니 넘어가자.



부동산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많은 매물의 확보 + 좋은 매물의 확보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매물'이라는 단어가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 간단히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다. 


주택에서의 '좋은 매물'이란 단순하게 깨끗하고 좋은 신축건물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나의 고객이 원하고 찾고 있는 그런 매물 그게 바로 좋은 매물이다. 


오늘 완공된 신축 오피스텔의 모든 호수를 매물로 가지고 있더라도 나의 고객은 일반 주택을 찾는다면 지은지 조금 오랜 기간이 지났더라도 그 오래된 주택이 좋은 매물이 된다. 좀 말장난이긴 한데 어떤 고객이 어떤 매물을 찾을지 모르니까그냥 어떤 매물이던 많은 매물을 확보하고 있는게 좋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부동산의 경쟁력은 바로 매물에서 나온다. 내가 알고 있는 매물을 모든 부동산이 알고 있고 심지어 그 건물 자체에 임대현수막(포스터)가 붙어 있다면 그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 아는 매물이니 경쟁력이 있는 매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매물에 대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오픈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보면 가끔 전화를 통해서 이런걸 묻는 고객들이 있다. 


"지금 그 근처에 와 있는데 번지수 좀 알려주실수 없을까요?"

"그거 혹시 어디 옆에 있는 몇 층 아니에요?"

"위치가 조금 애매한데 근처 큰 건물이라도 알려주실 수 없으세요?"


등등 매물에 대한 정보를 캐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 사람이 실 고객인지 모르는 상황에 매물을 오픈 하는 행위는 내 밥그릇을 남에게 주는 것과 다름이 없는 행위이다. 그 사람이 매물 작업을 나온 다른 부동산의 직원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정말 신기한게 어떠한 매물에 대해서 수차례의 통화를 한 상대라도 사무실로 와서 직접 안내를 해드리겠다는 대화가 오고 간 이후에는 연락을 준다던 그 사람에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연락오지 않는다. 



암튼 나의 매물 관리를 잘 해야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폐쇄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매물 관리를 해야하는게 맞는데 이렇게 폐쇄적으로 관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참 많다. 


나도 2년차 중개업에 종사를 하면서 눈탱이도 많이 맞고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근데 역시 아직 대한민국은 살만하다는 걸 느낀 에피소드가 있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 오늘도 글을 쓰는데 본론보다 잡설이 더 길었네. 이게 바로 글 못쓰는 사람 특징이 아닌가 싶다.)


2018년 12월 중순쯤의 일이다. 


소장님과 다른 직원들은 외출을 한 상태였고, 나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워킹고객이지만 나의 손님이 된거다. 누구의 손님이 왜 중요한가는 중개수수료에 대한 문제이므로 



에서 보고 오는걸 추천한다. 


암튼 그 손님은 음식 장사 할 상가를 찾고 있다고 했다.  몇 개의 매물을 보여주고 하나의 매물을 마음에 들어 했는데 장사를 혼자 하는게 아니라 며칠 뒤에 동업자와 함께 다시 온다고 했다. 


다음날 동업자로 보이는 친구와 함께 왔고, 동업자로 보이는 손님이 나에게 묻는다.


"건물 주인은 혹시 멀리 살아요?"

"아뇨 여기 건물 3층에 살고 있어요 근데 터치 하나도 안하시고 식당하시는거 말씀 드려보니까 괜찮대요 걱정마세요"


처음 온 손님과 동업자는 연락을 준다고 하더니 가버렸다. 느낌이 쎄~ 했다. 뒤통수 때리고 직거래를 할거 같은 기분이었다. 건물주에게 전화를 드렸다.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됐는데 혹시라도 그 분들 다시 오시면 저희 통해서 해야한다고 이야기 좀 해주시겠어요?"

"에이 당연하지 거기 소장님이랑 거래를 몇 번을 했는데 걱정마요~"


한 일주일이 지났나? 


처음 온 손님이 혼자 왔다. 오자마자 뭔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는데 참 가관이었다. 


같이 온 동업자가 주인을 찾아가 직거래를 쓰자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 동업자도 아니라고 하더라. 


정리를 하자면 원래 온 손님이 식당을 차리려는데 지인이 중개수수료를 아끼는 방법을 알려준다면서 원래 수수료의 반을 달라고 이야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의심을 살 수 있으니 동업자라고 나에게 소개를 한거고 직거래를 위해 건물주의 거처를 질문하게 된 것이라고 하면서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래도 영업직군에 종사하는 내가 어쩌겠나?


"아~ 그러셨구나 그래도 이렇게 말씀이라도 해주시니 감사하네요 ㅋㅋ 거기로 계약하신거에요?"

"먼데도 아니고 같은 동네인데 어떻게 그러겠어요 여기서 계약하려고 왔어요"


"아~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 사장이 아니라 수수료문제는 어떻게 못 해드릴거 같고, 주인 아저씨한테 말해서 공사기간 좀 달라고 말씀 드려 볼게요"


정말 보기 좋고 깔끔하게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아 주인 아저씨랑 공사기간 1달로 건물주인이랑 벌써 이야기 끝났어요 괜찮아요~"


어? 뭐야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동업자라고 같이 왔던 사람이 건물주를 찾아가 중개수수료 이야기를 하면서 어차피 부동산에 내야하는 중개수수료가 한달 임대료 정도 되는데 중개수수료 냈다고 생각하고 한달 공사기간을 주고 직거래를 쓰자고 했다고 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코 베일 뻔 한거다. 다행이 손님이 다 이야기를 해주셨고 난 돈을 벌게 되었다. 근데 진짜 너무한거 아닌가? 동네가 다른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그 매물이랑 우리 사무실이랑 걸어서 10분도 안걸린다. 오다 가다가 봤을지도 모르는데 참 그래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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