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87년생 아저씨의 놀이터

남자의 로망? 풍류남아란 무엇인가?



옛말에는 "풍류남아"라는 말이 있다.


그 외에도 "풍류랑" "풍류객" 등 "풍류"라는 단어를 붙인 단어들이 많은데 그 뜻은 대동소이해서 "풍치가 있고 멋스러운 남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추상적인 표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 무엇을 "풍류"라고 하는지 알아보자.



이웃나라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이라고 자랑하는 게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겐지모노가타리'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히카루 겐지는 이후 일본 귀족사회의 상징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일본인들의 감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캐릭터가 어떠한 캐릭터인지에 대해 설명 해보자면, 우선 덴노(天皇)의 아들로 고귀한 신분을 타고난 인물이지만 머리아픈 정치는 아랫것들에게 몽땅 맡긴 후 본인은 그저 예체능에 심취하고 각종 미녀들과 열애를 일삼으며 속세를 벗어난 신선처럼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이다.


행정능력이 뛰어나거나 정치적으로 결정적인 판단을 내려주는 것도 아니지만 대인관계가 원만해서 적을 만들지 않는 성격인데다가 잡기(雜技)에 능한 인물로 작중에서 끊임없이 그 외모를 찬양하는 '존잘'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자빠뜨린 여자도 수두룩하다.


모녀덮밥, 자매덮밥, 청상과부, 계모, 여교사, 처음 만난 여자, 그냥 여사친 등등. 여자들 모두 겐지와 자고나면 겐지에게 흠뻑 빠져 계속하여 겐지를 그리워하게 된다.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 속에서나 등장할 일을 현실에서 일삼고 다니는 인물이다. 부럽다.



솔직히 수컷이라면 부러워할만한 사람이 아닌가?


그래서 일본 사회에서는 '풍류'라는 이름으로 히카루 겐지처럼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자를 잘 꼬시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그렇게 온갖 여성들을 다 자빠뜨리고 다니면서도 그 여성들에게 큰 원한도 사지 않고 무사한 것을 보면 처세술도 출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역사에도 유사한 인물이 있었다. 희대의 플레이보이라고 불렸던 그는 위 사진 속의 인물인 북송의 휘종이다. 


휘종은 일생 한량처럼 살았는데 지존의 자리에 올라서 한 일이라고는 예체능과 문란한 성관계 밖에 없었다.


구름처럼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8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예술에는 출중한 역량을 지니고 있어서 많은 서화작품을 남겼는데 휘종의 작품은 단순히 황제의 작품이라서 인기를 끌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명필인데다가 그림도 잘 그렸기 때문에 수집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량처럼 살다가 결국 북송을 망친 인물로 지탄받지만 이런 면모를 두고 세상사람들은 휘종을 '풍류천자' 라고 불렀다.



동양의 고서화를 보더라도 풍류를 그려낸 작품이라면 그 소재가 술 한잔 하면서 금기서화(琴棋徐畵)를 즐기는 것이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



운우지락(雲雨之樂)


여자랑 붙어먹는 것도 풍류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였다. 남자의 인생에서 여자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동양화에서 풍류를 표현한 작품은 춘화(春畵)가 되기 십상이였다.


당시 고상한 선비들이 보기에는 대경실색할 일임에도 수요는 꾸준했다. 아마 선비들이 체면이 있으니 대놓고는 수집하거나 보지 못하더라도 서랍에다가 숨겨놓고 아무도 없을 때 몰래 봤을 듯 하다.



장승업의 호취도(豪鷲圖) 


우리 역사에서도 풍류객으로 불릴만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위 작품을 그린 장승업이다.


조선 후기의 화가로 술과 여자 없이는 못 사는 인물인지라늘 계집을 좌우에 끼고 여인이 술을 따라주면 답례로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주고는 했다. 뛰어난 그림실력으로 부와 명성을 얻었으나 끝내 결혼은 하지 않고 여색만 실컷 즐기면서 일생 한량으로 살았다.


영화 '금병매'


또 이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도 많았다. 위에서 언급한 휘종만 하더라도 소년 시절부터 고모부인 왕선을 따라다니면서 그로부터 모든 재능과 라이프스타일을 배웠는데 이 왕선이라는 인물이 어떠한 인물인가 하면 북송의 서화가(書畵家)로 잡기에 능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여색에 도가 튼 인물이였는데 어린 조카가 자신을 따르자 인생 멘토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주었다.



예체능같은 재주를 가르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시내의 번화가로 데리고 나가서 여자와 즐기는 법을 가르친다. 몸소 침대 위에서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열정 넘치는 사부님의 가르침을 휘종은 매우 빠르게 습득하여 소년시절부터 여자를 데리고 노는 법을 배웠다. 


쓸데 없이 황제만 되지 않았더라면 북송 최고의 예술가로 명성을 떨치며 한평생 즐기면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풍류랑이니 풍류 뭐시기 하는 칭호가 붙는 인물이라면 요즘말로 "인싸"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되고 인생 즐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맞다.



그리고 현대에도 이와 유사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닌 이들이 있다.


소위 '끼'가 있고 인싸력이 출중한데다가 여자를 잘 다룬다면 점잖은 표현으로 '풍류남아'라고 불리울 만 하다.


나쁘게 표현하면 날라리에 불과하겠지만 그렇게 지탄받으면서도 그런 성향의 인간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것을 보면 짧은 인생 즐기면서 살고픈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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