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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상관없는 잡지식]/[각종정보]

대법원 상고심이란 뭘까?

2019. 10. 11. 댓글 0

대법원 상고심



대법원 상고심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현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는 3심제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원심을 깨버리는 "파기환송" 판결은 유죄취지든 무죄취지든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의 경우에도 파기환송이 되었을 때 인터넷상에서는 끊임없는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현재까지고 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파기환송이 되면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걸까? 잘못판단한 게 있으면 파기되는 게 당연한거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텐데 이러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작년 사법통계를 한번 보자.


일단 상고심이 내릴 수 있는 판결은 판결과 결정이 있다. 이 중에서도 크게 나누면 상고취하를 제외하면 상고기각결정, 상고기각판결, 파기환송, 파기이송, 파기자판이 있다. 


상고기각 결정 및 판결이 전체 접수된 것 중 95% 이상, 파기환송은 작년기준 2%도 안 되는 모습이다. 이송이나 파기자판은 하나도 없다.


상고기각결정은 상고이유의 기재가 법률상의 흠결이 있거나 20일 이내에 미제출, 혹은 아예 미제출, 상고기각판결은 일단 상고이유의 기재 자체는 법률상의 하자가 없으나 법리를 검토해 볼 시에 원심이 잘못한 게 없다라는 이야기다.


파기환송은 원심의 판단이 법률상의 하자가 있으므로 원심법원으로 돌려 보내는 것이고 파기이송은 원심의 판단이 법률상의 하자가 있는 건 맞는데 갑자기 법률의 개정으로 원심 관할 법원으로의 환송 자체가 법에 또다시 위배되는 경우(원래 법률상 회생법원이 판단하는 건데 대법원에 상고한 이후 해당 법률의 관할이 지방법원 소관으로 바뀌는 경우)는 파기해서 이송하는 거고 파기자판은 원심의 판단을 깨고 대법원이 스스로 판단하는 건데 파기이송과 파기자판은 일년에 손에 꼽거나 작년처럼 아예 없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판결은 선고기일에 대법관이 대법원에서 선고를 함으로써 그 즉시 형이 확정되는 것이고 결정은 공소기각결정과 같은 결정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판결은 상고기각결정을 말한다.


상고기각결정이란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판결로써 선고기일에 선고를 함으로 그 즉시 효력을 발동하는 것이 아닌 결정이다. 이러한 경우 판결문의 형식은 대부분 획일화되어있다. 그리고 결정문을 주거지로 보내서 송달할 때 결정이 확정이 된다. 


가령, '피고인이 기재한 상고이유는 제383조 각 항의 사유에 해당되지 않으니 결정으로써 상고를 기각한다' 이런 식이야


제380조 (상고기각 결정) 

① 상고인이나 변호인이 전조제1항의 기간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단,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② 상고장 및 상고이유서에 기재된 상고이유의 주장이 제38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때에는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


즉, 상고기각결정이란 피고인이나 검사 중 한쪽이나 양쪽 다 원심인 고등법원이나 지방법원 합의부에서 상고했을 시 상고이유서(상고를 하게 된 이유)를 대법원에서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20일이내에 제출하지 않거나 상고이유의 주장이 제 383조의 어떤 사유에 해당되지 않을 때 상고기각결정을 한다.

원래 몇년전까지만 해도 원칙적으로 상고기각판결로써 선고기일을 잡아 상고기각판결로 했으나 폭증하는 상소제기로 대법원 업무가 마비될 정도가 되자 법을 개정해서 제 383조 각항에 해당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결정으로 하게 돼.(2014년 개정)
상고기각결정은 상고이유에 법률적 흠이 있는 경우로 판결과 달리 사건 내용과 법리를 검토해서 최종 판결을 내리는 것과 달리 제383조 각 항의 이유에 해당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묻고 따지지도 않고 결정으로써 기각을 하게 되는 거야.


제383조(상고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개정 1961. 9. 1., 1963. 12. 13.>

ⓐ.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을 때

ⓑ.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

ⓒ.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

.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형사소송법 제383조 각항의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이 있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이 뭘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김모씨는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근데 김모씨가 '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어요 그 시간에 저는 알리바이가 있어요' 라고 한다면 이건 사실오인이다. 공소사실을 오인했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김모씨가 '나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그 사람이 죽을 줄 몰랐어요ㅠㅠ 통수치길래 한대 때리거뿐이라고요...' 라고 주장한다면 살인의 범의가 없다는 살인의 법리를 충족시키지 못한 법리오해의 주장.


김모씨가 '인정합니다. 제가 죽인 거 맞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자꾸 통수를 쳐서 저도 그만 모르게ㅠㅠ 제발 선처해주세요'라고 주장한다면 이건 양형부당이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는데 1심과 2심은 벌금이던 징역이던 사형이던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모두 다 혹은 한 개 혹은 두 개를 주장할 수 있지만 상고이유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은 사람만 할 수 있다.



즉 대법원에 상고했을 때는 벌금형이나 10년 미만의 징역을 선고받는 사람이 앙망해봤자 대법관은 거들떠도 안 본다는 이야기가 된다. 혹은 저는 죄를 저지른 거 아니에요라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럼, 이제 법리오해 주장만을 쓰면 파기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당연히 그것도 아니다.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주거지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제383조 각항의 상고이유를 준수해서 법리오해 주장을 했다고 쳐도 대법원의 판례는 오랜시간동안 축적되고 축적되어 정말 애매한 경우(법리적 쟁점이 첨예한 경우)나 난생 처음볼법한 황당한 사건들이 아닌 경우 대부분 원심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자 이걸 다시 보자. 작년 기준(2018년) 기준으로 한 해동안 검사 혹은 피고인 혹은 쌍방으로 상고가 접수된 건수가 2만 4천건이 넘는다.


이 중에 상고취하(피고인이 상고를 취하)와 기타(상고기각결정)을 제외한 사건이 7천건이 채 안 된다. 상고이유에 흠결이 있는 경우가 엄청 많다는 이야기다. 그럼 나머지 6,801건 중에 파기환송(파기이송이나 파기자판은 없으므로)은 겨우 400건이 조금 넘는 모습이다.

즉, 2만건이 훨씬 넘는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되는 경우는 2%가 약간 넘는 정도니 얼마나 드문 케이스인지 짐작 가능하다.


실제로 변호사들도 상고이유서 쓰기가 제일 어렵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재판과는 달리 대법원은 아주 특수한 몇십건을 제외하면 재판을 따로 열지 않고 비공개 토론과 합의를 통해서 결과만을 도출해서 판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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