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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87년생 수컷의 중개일기]

애완동물 키우는 세입자는 힘들어요.

by 87MALE 2019.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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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일기

키우던 강아지를 버린 세입자.

작년 이 맘때의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투룸월세를 문의 했다. 약속시간을 잡고 몇 개의 매물을 보여줬다. 당장은 마음에 드는 매물이 없었는지 아직 이사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다른거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런 손님이 조금 까다로운데 이사 기간이 오래 남은 사람들은 엄청 잰다. 어차피 이사기간도 많이 남았고 내가 본 매물보다 좋은 매물이 나올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버릴까? 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손님에게 다시 연락을 안하거나 포기하는 걸 손님을 버린다. 라고 표현한다.)


근데 거의 2~3일에 한번씩 연락이 오는 바람에 버릴래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짬짬히 몇개의 매물을 계속 보여주면서 한달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마음에 드는 집을 소개시켜줬다. 

집주인과 이사 날짜를 조율하고 가격 부분을 다시 제대로 확인을 하고 계약을 하는 일만 남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집을 구하는 손님이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가 강아지를 키워도 되냐는거다. 하.... 물론 내가 먼저 고객 파악을 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이야기를 안 한것도 너무한거 아닌가 싶다. 애초에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은 임대로 집을 구할 때 애견/애묘 가능한 집을 먼저 문의 주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부분 집은 마음에 안들더라도 위치, 가격, 면적이 맞으면 계약을 하곤 한다. 


집주인에게 혹시나 하고 물어봤지만 역시나였다. 손님은 이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면서 꼭 가고 싶다고 하고, 집주인은 강아지는 절대 안된다 그러고... 참 가운데서 민망하더라. 

세입자의 선택.

세입자는 선택을 해야했다. 이런 경우 집주인이 안된다면 진짜 부동산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가격이나 계약기간 같은 경우는 어떻게든 말을 해보고 조율이 가능하지만, 이런 "YES or NO"로 딱 떨어지는건 어쩔 수가 없다.


손님에게 아시다시피 집주인들은 애완동물 있으면 안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먼저 파악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미리 말을 해줬으면 이렇지 않았을텐데... 라며 약간의 짜증을 냈다. 새로 집을 알아봐드리냐고 여쭤봤다.


이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한다. 


사실 내가 봐도 이 집은 금방 나간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굳이 싫은걸 허락 해줄 필요가 없다. 시세대비 저렴하고 내부 리모델링도 새로 끝냈고 약간 애매한 쓰리룸을 투룸으로 리모델링 한거라 일반 투룸보다 정말 넓다.


손님의 말은 황당했다. 


"그럼 제가 일단 계약을 하고 강아지를 어떻게 해볼게요, 주변에 키울 사람 있나 한 번 알아볼게요. 사장님도 한번 알아봐 주세요"


"그러다 못 구하게 되면 어쩌시려구요?"


이런 저런 소동 끝에 결국 집을 계약을 하고 협의된 이사 날짜까지는 약 열 흘정도? 남았을 때 다시 사무실을 찾았다. 강아지는 어떻게 됬냐니까 아직 방법을 못찾았다고 한다. 당장 다음주면 이사를 가야하는데 나도 참 걱정이 많았다. 혹시라도 몰래 강아지를 키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계약서에 강아지 키우면 안된다고 명시해서 진짜 안돼요"


계속해서 찾아본다고 했다.

결과.

결과는 참 당황스럽게 됐다. 어떻게 됬냐고? 위에 보이는 광고 한 번 보고 오면 알려줄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 내가 키우게 됐다. 원래 강아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원래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원래 키우던 놈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친구하면 좋을거 같아서 내가 키우기로 했다. 


근데 이제와서 더 나를 황당하게 한 건 그 손님 5년을 키웠다는데 그 날 이후로 잘지내냐 보고싶다 라는 연락 조차 없다. 


마무리

갑자기 이런 글을 왜 쓰게 되었냐면 어제 나는 퇴근을 걸어서 해가지고 출근도 걸어서 했다. 그런데 너무 예쁜 강아지 한마리가 주인도 없이 혼자 위험하게 도로 위에 있는걸 봤다. 애초에 유기견인가 싶었지만 옷도 입고 있었고 미용도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버린거 같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진짜 끝까지 키울거 아니면 키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애완동물도 하나의 생명이고 가족이라고는 주인 밖에 없는데 하루 종일 혼자 집에서 주인 기다리며 혼자 있는 애완동물들...


단순히 귀찮고 나에게 방해가 된다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부동산을 하면서 정말 많이 봤다. 악세사리나 소모품으로 보는 성향의 사람도 있는거 같다.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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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7

  • 쿠키 2019.02.21 10:31

    그래서 애완동물을 못키우겟어요
    답글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21 14:01 신고

      하나의 생명이니 끝까지 책임진다는게 쉽지는 않죠... 전 그래도 두녀석 다 끝까지 책임 질겁니다!

  • Favicon of https://isit133.tistory.com BlogIcon 쿵돌 2019.02.21 10:55 신고

    정말 애완동물은 아무나 키우면 안되는거 같아요... 첨엔 귀엽고 이뻐서 키우지만
    그 뒷 일 감당이 안된다고 버려버리다니...
    애완견도 입양절차가 있어서 쉽게 못버리고 못키우게 해야 한다고 생각드네요

    답글

  • 성짱 2019.02.21 11:01

    저도 애완동물 키우려다가 관리하는거 못할것같아 포기했었는데..
    답글

  • 미니츄츄 2019.02.21 11:33

    저도 강아지를 키우는데 임대계약항때 부동산에서 몰래키우라고 하더라구요 ㅋㅋ 계약서에는 키우면 안된다고 하는데
    답글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21 14:02 신고

      몰래요?ㅋㅋㅋㅋㅋㅋㅋ 계약서에 명시되어있으면 위험합니다. ㅋㅋㅋ 집주인이 같은 건물에 안 살고 있다면 뭐 ㅋㅋㅋㅋ

  • 라미드니오니 2019.02.21 11:35

    여러모로 중개하는 일이 힘드네요ㅜ
    답글

  • 애완견을 자기처럼 생명이라 생각해야하는 것 같아요..
    답글

  • 애완동물은 정말 끝까지 책임을 지고 키워야지 ..소모품 처럼 다뤄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dog2019.tistory.com BlogIcon 하크 아빠 2019.02.22 15:33 신고

    올해에 전세로 단독주택 이사가려 하는데 대형견이 한마리 있습니다. 집주인이 싫어할까요? 문제네요~ㅠㅠ
    답글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22 16:24 신고

      단독 주택이라면 같은 건물 내에 다른 세입자가 없으니 별로 관계는 없을거 같은데... 주인과 이야기를 해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ㅋㅋㅋ
      아니면 주인이 집에 별로 신경을 안쓰고 멀리살고 집에 와보지 않는다면

      몰래 키우시는것도.....ㅋㅋㅋㅋ 제가 전에 살던 집에서 몰래 키웠거든요 ㅋㅋㅋㅋ

      계약서에 명시 되지 않고 걸리지만 않는다면 뭐.... 하핳

  • 잡동사니 2019.02.22 16:47

    ㅋㅋㅋ 역시 생명을 키우는건 힘들어요
    답글